BYE 생각의단편

넘치게 정 주지 말아야지 하다가도, 헤어지고 나면 항상 더 주지 못한 마음이 아쉽다. 언젠가를 기약하며!


크라쿠프 호스텔에서

여행지에서는 확실히 생각이 열리나보다. 매번 새로운 결심을 구체적으로 하게되는 걸 보면. 마음 속으로 막연히 생각만 하고 있던 욕구들이 현실이 되기 위해 분출되어 나온다. 밤에 자려고 누웠는데 갑자기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진행되는데- 미래는 내가 만들겠다 :)


그나저나 믹스룸의 문제는 이거였어. 남자 코 고는 소리... 하아.


D-DAY

16시간 후면 영국을 뜬다. 중간에 여행한 기간 제외하면 7, 8개월 정도 있었던 듯. 아직까진 그리 섭섭하지도 않고 떨리지도 않고 평소와 다를 게 없다. 아직 한국가는 게 아니라서 그런 것 같다. 미루고 미룬 짐싸기를 마무리하고 있는데 얼마 되지도 않는 것 같더니 마구 넘친다 넘쳐. 아무래도 좀더 버려야겠다. 아깝지만!

어쨌든 잘 마무리해서 다행이다. 종종 느꼈지만 오늘 또 한번 생각한 건, 답답한 한국인이 많다는 거다. 물론 나도 처음 결심처럼 열심히 생활한 건 절대 아니었지만. 다시 하면 더 잘할 수 있을 거라 생각하지만 별로 미련은 없다. 아무튼 유학도 아니고 어학연수면 영어 배우러 온 건데 영국에서도 곁에 한국인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. 한국인 플랏 들어가서 살면서 한국인들과 어울리며 한국식당가서 소주마시고 한국인 앞에서 영어 안 쓰려고 하고. 안 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 안 해서 못하는 건지 못해서 안 하는 건지 최소한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는 얘기. 뭐 나도 성공적인 어학연수에 대해 논하진 못하겠다. 수험생 때 수능 잘 보고 수기 써야지- 하던 것과 마찬가지. 그냥 조용히 묻어가자.

휴, 평소 같으면 멀쩡하게 할 일 없이 깨어있을 시간인데 막상 해야할 일이 있으니까 잠온다. 졸리다. 아침에도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.


생각의단편

서로 자기가 갖지 못한 것을 부러워하고 가지 못한 길을 동경한다. 누구의 것이 낫다고 할 수도 없고 비교할 필요도 없다. 내 길은 어차피 그들이 아닌 나의 발 아래 놓여있다. 각자의 풍경을 바라보며 자기만의 속도로 걷다 보면 어딘가에 도착하고 또 떠나게 되는 거겠지. 중간에 누군가와 마주칠 수도 있고 누군가의 뒤를 따를 수도 있지만 결국 내 길은 혼자 걸어가야 한다. 매순간 눈 앞에 놓인 어느 길이든지 온전히 내가 선택할 수 있지만 일단 들어선 길을 되돌아가는 건 불가능하다. 어떤 길에서 무엇을 만나게 될 지 아무도 알 수 없다. 뚜렷한 지표도 없다. 그래서 가끔은 누가 넌 이걸 꼭 해야만 한다고, 한눈팔지 말고 이 길만 걸어가라고 정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. 자유에 뒤따르는 책임이 버거워서 차라리 구속을 갈망하게 되나보다.

걷다가 2 여행

우리 눈 앞에 보이는 것과 우리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 사이에는 기묘하다고 말할 수 있는 상관관계가 있다. 때때로 큰 생각은 큰 광경을 요구하고,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한다. <여행의 기술>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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